2025년도 국방비 1.3조 원 미지급 사태: 원인과 파장, 그리고 과제
2026년 새해가 밝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축인 국방 분야는 전례 없는 예산 미지급 사태로 인해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통상적인 예산 이월이나 불용과는 차원이 다른, 말 그대로 '현금이 없어 지급하지 못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죠.
이번 글에서는 1조 3천억 원 규모의 국방비 미지급 사태가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재정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것이 일선 부대와 방위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파장을 상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또한, 과거 유사 사례 및 해외 사례와의 비교를 통해 이번 사태가 가지는 특수성을 규명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적 개선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1. 사태의 재구성: 사라진 1조 3천억 원의 행방, 지급 일정
2026년 1월 초, 국방부와 재정 당국 사이에서 발생한 이례적인 자금 경색은 단순한 행정 착오로 치부하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나 방대했는데요. 당초 언론을 통해 1조 8천억 원 규모로 알려졌던 미지급액은 국방부의 공식 브리핑을 통해 약 1조 3천억 원으로 최종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전체 국방 예산 대비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이며, 특히 연말연시 자금 수요가 몰리는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충격파가 큽니다.
이번 미지급 사태의 핵심은 예산이 장부상으로만 존재하고, 실제 국고 계좌에서 인출되어야 할 현금이 국방부로 넘어오지 않았다는 점에 있습니다. 구체적인 미지급 내역을 분석해 보면, 이번 사태가 군의 현재와 미래 모두에 타격을 입혔음을 알 수 있습니다.
[표 1] 2025 회계연도 국방비 주요 미지급 내역 분석
| 구분 | 미지급 규모 (추산) | 주요 포함 항목 | 파급 효과 분석 |
| 전력운영비 | 약 4,500억 원 | 급식·피복비(604억), 군수지원(2,235억), 시설유지(1,627억) | 장병 의식주 및 겨울철 난방 등 기본 생활 여건 악화, 부대 운영 마비 |
| 방위력개선비 | 약 8,000억 원 | 전투예비탄약(1,020억), 전술지대지유도무기(429억), 현무 개량(64억) | 무기체계 대금 체불로 인한 방산업체 유동성 위기, 전력 증강 사업 지연 |
| 계 | 약 1조 3,000억 원 | 전 군 및 방위산업 전반 | 국가 신뢰도 하락 및 안보 태세 우려 |
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당장 장병들이 입고 먹고 자는 데 필요한 '전력운영비'와, 미래의 안보를 책임질 무기체계 도입 비용인 '방위력개선비'가 동시다발적으로 지급 중단되었습니다. 특히 동절기 혹한에 대비해야 할 난방유 구매 예산과 장병 피복비가 지급되지 않은 것은 군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으로 분석됩니다.
지급일정:
그나마 이번 이슈로 인해 많은 주목을 받다 보니 빠르게 해결 하려는 것 같은데요. 현재 순차 지급 중이며, 국방부는 이번 주 금요일(9일)까지 해결을 약속했습니다. 실제 지급 여부는 다시 확인해봐야 하겠죠.
2. 원인 심층 진단: '세수 펑크'가 불러온 나비효과
일단 우리나라 국방비는 2025년 기준으로 약 61조 5878억 원 인데요, 그 중 1조 3천억 원이 미지급 된거죠. 재정경제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통상적인 자금 배정 절차상의 지연"이라고 해명했으나, 재정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른데요.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정부의 현금 유동성 위기, 즉 '세수 부족'에 기인한 구조적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1) 정부의 '마이너스 통장' 의존도 심화
가장 주목해야 할 지표는 정부의 한국은행 일시 차입금 규모입니다. 확인된 바에 따르면, 정부는 2025년 12월 말 한국은행으로부터 급하게 5조 원을 차입했습니다. 이는 정부가 쓸 돈은 많은데 들어온 세금이 부족하여, 중앙은행으로부터 급전을 빌려 썼음을 의미합니다. 통상적으로 연말에는 세출 집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자금 수요가 늘어나지만, 중앙은행 차입금 한도를 꽉 채울 정도로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2) 국고 자금 배정의 우선순위 왜곡
국방부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필요 예산이 12월 31일 한국은행 마감 시간인 밤 8시가 다 되어서야 입금되는 등 자금 배정이 극도로 불안정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국고에 현금이 말라가는 상황에서 재정 당국이 어느 부처에 먼저 돈을 줄지 '돌려막기'를 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국방비가 자금 배정 순위에서 밀렸다는 것은, 현 정부의 예산 집행 시스템이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우선순위를 설정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3) 예측 실패와 안일한 대응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세수 여건이 양호해 재정 집행을 독려하다 보니 자금이 부족해졌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그러나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입니다. 세수 여건이 양호했다면 국고가 비는 일이 없어야 정상입니다. 오히려 세수 예측 실패로 인해 들어올 돈보다 나갈 돈이 많아진 재정 불균형 상태를, 연말까지 방치하다가 막판에 터진 것이 이번 미지급 사태의 실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다차원적 파급 효과 분석
이번 국방비 미지급 사태는 단순히 돈이 늦게 들어오는 문제를 넘어, 군의 사기 저하와 산업 생태계 위협이라는 복합적인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1) 장병 사기 및 복지 체계의 붕괴
가장 뼈아픈 부분은 청춘을 바쳐 복무하고 전역하는 병사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장병내일준비적금'의 만기 원리금 지급이 지연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약 1만 5천 명의 전역 장병들이 사회로 나가는 첫걸음부터 국가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일선 부대에서는 부식비와 난방비 등 운영비가 내려오지 않아, 외상으로 물품을 조달하거나 급한 대로 부대 자체 자금을 유용해야 하는 촌극이 빚어졌습니다. 이는 군의 행정력을 낭비시킬 뿐만 아니라, 지휘관들의 부대 운영에 막대한 심리적 부담을 주게 됩니다.
(2) 방위산업 생태계의 연쇄적 자금 경색
방위력개선비 8천억 원 미지급은 방위산업체, 특히 중소 협력업체들에게 치명적입니다. 대기업인 체계종합업체들은 어느 정도 자금 여력이 있어 버틸 수 있지만, 그 하청을 받는 2차, 3차 협력업체들은 정부 대금이 며칠만 늦어져도 부도 위기에 몰립니다. 연말 상여금 지급은커녕 직원 월급과 자재 대금 결제조차 불투명해진 상황은, K-방산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가 대금을 제때 주지 않으면서 납기 준수를 요구하는 것은 방산업체 입장에서는 가혹한 처사일 수밖에 없습니다.
(3) 대외 신인도 하락 우려
최근 한국은 방산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국 군대에도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정부라는 오명은 국제 방산 시장에서 한국 정부의 보증 능력에 의문을 품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해외 바이어들은 무기 성능뿐만 아니라 그 무기를 운용하는 국가의 재정적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도 중요하게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4. 유사 사례 및 해외 사례와의 비교 분석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하기 위해 과거 사례 및 미국의 사례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국내 과거 사례: '집행 부진' vs '자금 고갈'
과거 2010년 이명박 정부 시절이나 2022년 등에도 국방 예산 불용이나 이월 사례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원인은 주로 '사업 관리의 실패' 였습니다. 무기 개발이 지연되거나, 부품 조달이 안 되어 돈을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한 '집행 부진'이 주원인이었습니다.
반면, 2026년의 사태는 '재정의 실패' 입니다. 국방부는 돈을 쓸 준비가 되어 있고, 물건도 샀고, 공사도 했는데, 정부가 줄 돈(현금)이 없어서 부도가 난 격입니다. 즉, 사업 부서의 무능이 아니라 재정 당국의 지급 불능이 원인이라는 점에서 과거 사례보다 훨씬 심각한 구조적 결함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2) 미국 사례: '입법 마비' vs '행정 마비'
미국에서도 '정부 셧다운(Government Shutdown)' 시 군인 급여가 밀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셧다운은 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아 법적으로 돈을 쓸 권한이 정지되는 '입법적 마비' 상태입니다.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을 쓸 승인이 안 난 것입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이번 사태는 국회에서 이미 확정된 예산을, 행정부가 현금 부족으로 집행하지 못한 '행정적 마비' 상태입니다. 미국은 정치적 타협이 이루어지면 즉시 해결되지만, 한국의 경우 실제로 국고를 채워 넣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2025년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를 우회하여 국방비를 전용하거나, 민간 기부금으로 군 급여를 충당했던 기형적인 사례들 역시 정상적인 국가 시스템의 작동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5. 정치권 및 행정부의 대응 평가
사태 발생 직후 보여준 정부와 정치권의 대응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 재정경제부의 태도: 사태 초기 "통상적인 일"이라며 문제의 본질을 축소하려던 태도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1조 원이 넘는 국방 예산이 증발했는데 이를 관행으로 치부하는 것은 안보 불감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뒤늦게 "신속 집행"을 약속했지만, 이미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입니다.
- 국방부의 입장: 국방부는 피해자의 입장이지만, 산하 부대와 장병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안규백 국방장관이 "1월 10일까지 해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재정경제부의 자금 사정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 주도적인 해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 정치권의 공방: 여당 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얼빠진 정부"라는 야당의 비판뿐만 아니라, 여당 원내대표조차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를 질타한 것은 이번 사태가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 운영의 기본 시스템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국회가 예산안을 법정 시한 내에 처리해 주었음에도 행정부가 이를 집행하지 못한 것은 행정부의 명백한 실책이기 때문입니다.
6. 향후 과제 및 개선 방안 제언
이번 국방비 미지급 사태는 일회성 해프닝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국가 예산 운용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수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1) 국방 예산 '우선 배정 의무화' 법제화
국가 안보는 국가 존립의 전제 조건입니다. 따라서 재정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국방비, 특히 장병들의 급여와 의식주 관련 필수 경비는 다른 예산보다 최우선적으로 배정하고 지급하도록 하는 법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국방비 우선 지출 원칙'을 국가재정법 등에 명시하여, 행정부의 자의적인 자금 배정 순위 조정으로 안보 예산이 뒤로 밀리는 일을 원천 차단해야 합니다.
(2) 국고 자금 관리 시스템의 투명성 강화
현재 깜깜이로 운영되는 국고 자금 배정 과정을 투명하게 개선해야 합니다. 각 부처가 신청한 자금이 어떤 기준으로, 언제 배정되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연말에 반복되는 '밀어내기식 집행'과 '자금 부족'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세수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연말 자금 운용 계획을 보다 보수적으로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3) '안보 예비비' 계정 신설 검토
예측 불가능한 재정 위기 상황에서도 군의 작전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방 분야 전용의 '안보 예비비' 또는 '긴급 운용 자금' 계정을 별도로 두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합니다. 이는 일반 예비비와 달리, 오직 군의 필수적인 유지 비용 지급 불능 사태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된 마이너스 통장과 같은 개념입니다.
마치며
2026년 벽두에 터진 1.3조 원 국방비 미지급 사태는 "설마 정부가 군인 줄 돈이 없겠어?"라는 국민들의 막연한 믿음을 깨뜨린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이는 단순한 회계상의 숫자가 아니라, 혹한의 추위 속에서 경계 근무를 서는 병사의 식판과 난방, 그리고 밤새워 무기를 만드는 방산 근로자의 월급봉투가 걸린 문제이죠.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보에는 외상이 없다"는 말을 다시금 새겨야 합니다. 뚫린 국고는 다시 채우면 되지만, 뚫린 안보 의식과 무너진 장병들의 신뢰는 돈으로도 쉽게 복구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책임자 문책,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히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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