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경우 건조 비용과 유지비용 분석
최근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꿈의 무기'로 불리는 핵추진 잠수함 보유 논의가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데요.
은밀하고 무제한에 가까운 잠항 능력으로 국가 안보의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지만, 그 압도적인 전략적 가치 이면에는 천문학적인 경제적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과제가 존재하죠.
과연 우리나라가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고 운용한다면 어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핵추진 잠수함 1척의 건조부터 유지, 그리고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에 걸쳐 발생하는 비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 비용 분석
아직 핵추진 잠수함 건조가 공식적으로 확정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발표한 정확한 데이터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분석은 해외 사례, 특히 기술적, 규모 면에서 참고가 되는 미국의 최신 공격 핵추진 잠수함(버지니아급)을 기준으로 추정한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임을 먼저 밝힙니다.
우선 핵추진 잠수함 1척을 건조하는 데 드는 비용은 천문학적인 수준입니다. 단순한 건조 비용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시설 구축 등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인데요 아래 글애서 더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1. 척당 건조 비용: 약 3조 원 이상
- 미국 버지니아급 사례: 현재 미 해군의 주력 핵추진 잠수함인 버지니아급의 척당 건조 비용은 약 30억 달러(한화 약 4조 원)에 달합니다. 이는 양산 체계가 안정화된 후의 가격이며, 초도함(첫 번째로 건조하는 잠수함)은 각종 시행착오와 기술 개발 비용이 더해져 이보다 훨씬 비쌉니다.
- 국내 건조 시 추정 비용: 우리나라가 미국의 기술 지원이나 라이선스 생산 방식이 아닌, 국내 기술 중심으로 건조한다고 가정하면 비용을 다소 절감할 수 있습니다. 국내의 높은 조선 기술력과 비교적 저렴한 인건비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의 약 70~80% 수준에서 건조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초도함은 4조 원 이상, 양산이 시작되는 후속함은 척당 약 3조 원 내외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참고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현재 우리 해군이 운용 중인 최신예 디젤 잠수함인 3,000톤급 도산안창호함의 척당 건조 비용이 약 1조 원 수준입니다. 핵추진 잠수함은 이보다 최소 3배 이상의 건조 비용이 드는 셈입니다.
2.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 수조 원 별도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고 운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잠수함 기지 외에 별도의 특수 시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전용 설계 및 건조 시설: 높은 압력과 열을 견뎌야 하는 원자로 구획 등 특수 선체 구조를 제작하기 위한 별도의 설비가 필요합니다.
- 핵연료 보관 및 관리 시설: 미국으로부터 공급받을 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사용 후 핵연료를 임시 저장 및 처리하기 위한 고도의 보안 및 안전 설비가 필수적입니다.
- 특수 정비 및 보수 시설: 방사능에 오염될 수 있는 잠수함 내부를 정비하고, 원자로를 주기적으로 점검·교체하기 위한 차폐 시설과 특수 장비, 전문 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하는 데만 해도 수조 원의 초기 투자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핵추진 잠수함 유지 및 운용 비용 분석
핵추진 잠수함은 '움직이는 원자력 발전소'라고 불릴 만큼 복잡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건조 비용만큼이나 유지 및 운용 비용 또한 막대합니다.
1. 연간 운용 비용: 척당 1,500억 ~ 2,000억 원
- 인건비: 핵 관련 전문 지식을 갖춘 고급 기술 장교와 부사관 등 약 100여 명의 승조원이 탑승하므로, 일반 잠수함에 비해 인건비 부담이 훨씬 큽니다.
- 정비 및 부품 교체 비용: 복잡한 원자로 계통과 각종 첨단 장비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상시적인 정비 및 부품 교체 비용이 발생합니다. B-2 스텔스 폭격기의 경우, 1시간 비행을 위해 119시간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통계처럼, 핵추진 잠수함 역시 비행시간 대비 유지보수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 기타 운용 비용: 군수 지원, 훈련 비용, 기지 운용 비용 등을 모두 포함하면 척당 연간 운용 비용은 최소 1,500억 원에서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일반 디젤 잠수함의 수 배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2. 주기적인 오버홀(Overhaul) 및 핵연료 교체 비용
핵추진 잠수함은 통상 운용 수명(약 30~40년) 중간 시점인 15~20년 차에 대대적인 성능 개량 및 핵연료 교체 작업을 거칩니다.
- 기간 및 비용: 이 작업은 잠수함을 거의 해체 후 재조립하는 수준으로 진행되며,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4~5년까지 소요됩니다. 비용 또한 신규 건조 비용의 30~50%에 육박하는 1조 원 이상이 투입될 수 있습니다.
- 사용후핵연료 처리: 교체된 사용후핵연료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이를 안전하게 영구 처분하기 위한 기술과 부지, 그리고 천문학적인 비용이 장기적으로 발생합니다. 이는 단순한 군사 문제를 넘어 국가적인 난제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전략적 가치와 경제적 부담 사이의 균형점 모색
이처럼 핵추진 잠수함은 그 압도적인 전략적 가치만큼이나 건조에서부터 운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수반하는 무기체계입니다.
1척을 건조하는 데 3조 원 이상, 3~5척으로 구성된 1개 전단을 구성할 경우 초기 건조 비용만 10조~15조 원에 달하며, 여기에 인프라 구축 비용과 매년 수천억 원의 운용 유지비를 감당해야 하죠.
따라서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핵연료 공급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 외교적 문제를 넘어, 이러한 천문학적인 비용을 국가가 장기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재정적 분석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중대한 과제라고 할 수 있죠.
무엇보다도 현재 북한을 포함한 주변국들이 핵무기 또는 핵추진무기체계를 보유하고 있어 우리에게도 매우 위협이 되는 사항이므로 경제적문제와 함께 군사적, 정치적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단 시간에 해결하기 어렵겠습니다만 이번 기회에 하나씩 풀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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