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바다 위 날벼락, 퀸제누비아호 좌초 사고의 전말과 교훈
지난 11월 19일, 평온한 저녁 바다를 가르며 제주에서 목포로 향하던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호가 전남 신안군 인근 해상에서 좌초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다행히 신속한 구조 작업 덕분에 승객과 승무원 267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되었지만, 많은 이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 사건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퀸제누비아호 좌초 사고의 원인부터 구조 과정, 그리고 남은 과제들까지 상세하게 다루어보며 해상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사고 발생: 왜 평온한 바다에서 좌초했나?
사고는 11월 19일 오후 8시 16분경, 전남 신안군 장산도 남쪽의 무인도인 '족도' 인근에서 발생했습니다. 당시 퀸제누비아호에는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총 267명이 탑승해 있었습니다. 사고 해역은 파도가 0.5m로 매우 잔잔했으며, 기상 상황 또한 양호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처럼 평온한 바다에서 2만 6천 톤급의 대형 여객선이 암초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을까요?
해양경찰의 초기 조사 결과, 사고의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운항 과실'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항해사가 수동으로 항로를 변경해야 하는 좁은 수로에서 자동운항 시스템에 의존하다가 변침 시기를 놓쳤다는 것입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당시 항해사가 휴대전화를 보느라 전방 주시 의무를 태만히 했다는 정황도 포착되어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결정적인 방향 전환이 늦어지면서 퀸제누비아호는 평소 다니던 항로를 벗어나게 되었고, 결국 족도의 암초와 충돌하며 좌초되고 말았습니다. 사고 당시가 바닷물 수위가 가장 낮은 간조 시간대였다는 점도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이 빠지면서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수중 암초가 선박의 항해를 위협했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다행히 선장과 항해사에 대한 음주 측정 결과,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처럼 이번 사고는 천재지변이 아닌, 한순간의 방심과 부주의가 빚어낸 인재(人災)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3시간의 긴박했던 구조 작전과 승객들의 침착한 대응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선체가 크게 기울자 승객들은 극심한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배는 좌현으로 약 15도 기울어진 채 암초 위에 얹힌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혼란 속에서도 선내 방송은 침착하게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대기하라는 안내를 반복했고, 승객들 역시 안내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사고 접수 직후, 목포해양경찰서는 경비함정과 구조대를 급파하여 즉각적인 구조 활동에 나섰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해경은 퀸제누비아호에 탑승한 승객들을 해경 함정으로 안전하게 옮겨 태우기 시작했습니다. 사고 발생 약 3시간 10분 만인 오후 11시 27분경, 마침내 탑승자 267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되어 목포항으로 이송되었습니다.
구조된 승객 중 일부는 사고 충격으로 허리 통증 등 경미한 부상을 호소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행히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육지에 도착한 승객들은 전라남도가 마련한 임시 숙소로 이동하여 안정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어둠과 추위, 그리고 공포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은 승객들과 승무원, 그리고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구조 작전을 펼친 해양경찰의 공조가 더 큰 피해를 막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남겨진 과제: 피해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
사고 수습과 함께 이제는 승객들에 대한 피해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라는 중요한 과제가 남았습니다. 선사인 씨월드고속훼리 측은 사고 직후 승객들을 목포항으로 안전하게 이송하는 한편, 보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승객들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정신적 충격과 함께 일정에 차질을 빚는 등 유무형의 피해를 보았기에, 합리적이고 신속한 보상 절차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한편, 좌초되었던 퀸제누비아호는 사고 발생 약 9시간 만인 20일 새벽, 만조 시간에 맞추어 4척의 예인선에 의해 암초에서 무사히 빠져나왔습니다. 선체에 큰 구멍이나 침수는 발생하지 않아 자력으로 항해하여 목포항으로 입항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밀한 선체 검사와 수리가 불가피하며, 이로 인한 선사의 물적 피해액은 약 2억 7천만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고를 반면교사 삼아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되겠죠. 운항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와 같은 기본적인 안전 수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동운항 시스템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위험 구간에서는 반드시 숙련된 항해사가 직접 수동으로 운항하도록 하는 규정을 더욱 강화해야 할것 인데요. 해상 안전은 수백 명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죠. 단 한 순간의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선사와 관계 당국 모두가 안전 운항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보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퀸제누비아호 #여객선사고 #해상사고 #좌초사고 #신안앞바다 #해양경찰 #안전불감증 #운항과실 #구조작전 #재발방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