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땅 위 빵집' 하나로 세금 8억이 1억으로? 100평 베이커리 카페 급증의 비밀
안녕하세요. 오늘은 최근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의 이면을 파헤쳐 보려고 합니다.
주말에 가족들과 근사한 베이커리 카페를 방문하신 적 있으신가요? 최근 전국 곳곳에서 100평이 넘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것도 입지가 좋은 대로변이나 주요 상권에 말이죠. 한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간신히 장사하는 자영업자들이 넘쳐나는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큰 규모의 베이커리 카페가 과연 수익성이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국세청의 충격적인 조사 결과와 대통령의 직접적인 실태 점검 지시가 나오면서, 이 화려한 베이커리 카페들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풀어드리겠습니다.

10년 새 5배 폭증한 100평 이상 베이커리 카페
2026년 1월 18일, 국회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실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는 많은 것을 시사하는데요. 면적 100평, 즉 약 330제곱미터가 넘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는 2024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137곳이 존재합니다. 이는 불과 10년 전인 2014년 27곳과 비교하면 무려 5배나 증가한 수치이죠.
더욱 주목할 부분은 증가 시점입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늘어난 곳은 고작 18곳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2019년 이후 최근 5년 사이에 무려 90곳 이상이 폭증했습니다. 2020년 이후로는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급격한 증가세를 단순히 '카페 트렌드의 변화' 혹은 '소비자들의 디저트 선호도 증가'로 설명하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많습니다. 그 이면에는 아주 정교하게 설계된 세금 회피 전략이 숨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왜 하필 '빵 굽는' 카페일까? 제과업의 숨겨진 특권
핵심은 바로 '업종 분류'에 있는데요. 커피만 파는 일반 카페와 빵을 함께 파는 베이커리 카페는 세법상 완전히 다른 취급을 받습니다.
커피 전문점은 음식점업으로 분류되어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빵 시설을 갖추고 직접 빵을 굽는 베이커리 카페는 '제과업'으로 분류되어 가업상속공제와 증여세 과세특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미묘한 차이가 수억 원, 때로는 수십억 원의 세금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원래 취지가 좋았죠. 대를 이어 성실하게 기업을 운영해 온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과도한 상속세 부담 때문에 경영권을 잃거나 문을 닫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가 의도치 않게 '합법적인 세금 회피'의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세금을 줄일 수 있을까? 8억이 1억으로!
숫자로 확인해보면 그 위력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증여 단계에서의 절세 효과
일반 증여 방식: 부모가 자녀에게 20억 원 상당의 토지를 그대로 증여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우리나라 증여세는 누진세율 구조로, 최고 세율은 50%에 달합니다. 각종 공제를 받더라도 수억 원대의 세금이 발생합니다. 계산해보면 대략 6억에서 8억 원 정도의 증여세를 내야 합니다.
베이커리 가업승계 방식: 같은 20억 원짜리 토지에 베이커리 카페를 짓습니다. 이후 10년 이상 제과업을 운영하며 가업 요건을 충족시킵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가업 승계 방식으로 넘기면, 놀랍게도 10억 원까지는 증여세가 완전히 면제되고, 초과분인 10억 원에 대해서만 10%의 낮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즉, 세금은 1억 원 수준으로 줄어듭니다.
실제 절세 효과: 같은 자산을 물려주는데 방법만 달리했을 뿐인데, 무려 5억에서 7억 원의 세금 차이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상속 단계에서의 절세 효과
증여에서 끝이 아닙니다. 상속 단계에서도 어마어마한 혜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베이커리 카페를 주업종으로 하는 법인을 일정 기간 성실하게 운영한 뒤 자녀에게 상속하면, 최대 300억 원까지 상속 재산에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매출액, 고용 인원 등 일정 요건을 추가로 충족한다면 공제액은 최대 600억 원까지 확대됩니다.
이는 일반적인 부동산 상속이나 현금 상속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혜택입니다. 그래서 실제 영업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심지어 적자를 보더라도 '가업 요건 충족'을 목적으로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입니다.
2019년, 무슨 일이 있었나? 폭증의 시발점
앞서 언급했듯이, 대형 베이커리 카페의 급증은 2019년 이후 집중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시점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2019년, 가업상속공제의 사후관리 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이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가업상속공제를 받으려면 승계 이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업종을 유지하고, 고용을 지키는 등의 의무 사항을 지켜야 합니다. 이를 '사후관리'라고 부릅니다.
과거에는 이 사후관리 기간이 10년이었습니다. 즉, 10년 동안 빵집을 운영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2019년부터 이 기간이 5년으로 절반 줄어들었습니다. 제도를 활용하는 부담과 리스크가 확 낮아진 것입니다.
이 시점을 기점으로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급증했다는 것은, 이 업종이 단순히 '빵을 팔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실제 사례로 보는 '엄마 땅 위 빵집' 구조
구체적인 사례를 하나 가정해보겠습니다.
서울 강남의 주요 대로변에 시가 30억 원 상당의 토지를 보유한 자산가 A씨가 있습니다. A씨에게는 30대 자녀 B가 있습니다. A씨는 이 땅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지만, 일반적인 증여 방식으로 진행하면 10억 원이 넘는 증여세를 내야 하죠.
이때 세무 전문가는 다음과 같은 방식을 제안합니다(사후관리기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된 기간 적용).
- 해당 토지 위에 100평 이상 규모의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건축합니다. 건물 건축비는 추가로 10억 원 정도 들어간다고 가정합시다.
- 자녀 B를 대표이사로 하는 법인을 설립하고, 이 법인이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게 합니다. 제빵 시설을 갖추고 실제로 빵을 굽고 판매합니다.
- 5년 이상 성실하게 영업합니다. 이 기간 동안 매출과 이익이 크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업 요건'을 충족하는 것입니다.
- 5년 후, A씨는 이 사업체를 자녀 B에게 가업 승계 방식으로 넘깁니다. 이때 토지(30억 원) + 건물(10억 원) = 총 40억 원 상당의 자산이 이동하지만,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아 10억 원까지는 증여세가 면제되고, 나머지 30억 원에 대해서만 10% 세율이 적용됩니다. 즉, 3억 원의 세금만 내면 됩니다.
만약 일반 증여 방식이었다면 15억 원 이상의 세금을 냈어야 할 텐데, 베이커리 카페 하나 세우고 5년 운영한 것만으로 세금이 3억 원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무려 12억 원의 세금을 절감한 것입니다.
이쯤 되면, '저 대형 베이커리 카페는 빵을 팔려고 있는 게 아니라, 세금을 줄이려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 당연합니다.
대통령까지 나섰다, 실태 점검 지시
이러한 논란이 사회적으로 확산되자, 최근 대통령까지 직접 나섰는데요.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대형 카페와 베이커리 업종이 상속·증여의 편법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있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는 정부가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음을 의미하죠. 국세청과 기획재정부는 현재 실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실제 영업 실적과 수익성: 매출과 영업이익이 투자 규모 대비 지나치게 낮은 곳
- 소유 구조와 자금 출처: 젊은 나이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한 경우, 자금 출처가 명확한지 여부
- 가업 요건의 형식적 충족 여부: 실질적인 가업 승계가 아니라, 단지 세제 혜택만을 노린 것인지 여부
- 부동산 가치 상승과의 연관성: 토지와 건물의 시세 변화, 재개발·재건축 가능성 등
논란의 핵심, 제도의 취지와 현실의 괴리
많은 세무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는 이 문제의 본질이 '제도의 취지와 실제 활용 사이의 괴리'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는 원래 대를 이어 성실하게 기업을 운영해온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였습니다.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십 년간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에 기여해온 가업이 상속세 부담 때문에 문을 닫거나 경영권을 잃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어떻습니까? 단지 '제과업'이라는 업종 코드를 얻기 위해 거대한 베이커리 카페를 짓고, 형식적으로 5년 운영한 뒤 자녀에게 넘기는 식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명백히 제도의 취지를 벗어난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대형 베이커리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동네의 영세한 빵집과 카페들이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도 맞물려 있는 것입니다. 자산가들은 세금을 줄이고, 동네 빵집은 문을 닫고, 소비자는 획일화된 대형 프랜차이즈만 이용하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향후 전망, 어떤 변화가 있을까?
현재 정부와 국회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주요 논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업상속공제 요건 강화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업종 분류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실제 영업 기간, 매출 규모, 고용 인원, 지역 경제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진짜 가업인지 아닌지를 판단하자는 주장입니다.
특히 '실질 과세 원칙'을 강화하여, 형식적으로는 제과업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부동산 증여 목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박탈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사후관리 기간 재연장
2019년에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되었던 사후관리 기간을 다시 10년 혹은 그 이상으로 연장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사후관리 기간이 길어지면 '형식적 가업 승계'의 유인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업종별 차등 적용
모든 제조업과 제과업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업종별로 차등을 두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제조업과 첨단 산업은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확대하고, 카페·베이커리처럼 부동산 자산 비중이 큰 업종은 혜택을 축소하는 방식입니다.
국세청의 정밀 조사 강화
제도 개선과 함께 국세청의 사후 관리 감독도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국세청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 세무조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득 대비 과도한 자산 취득, 형식적인 가업 운영, 부동산 시세 차익 등을 실시간으로 포착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자녀가 젊은 나이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여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는 경우, 자금 출처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이번 대형 베이커리 카페 논란은 단순히 '부자들의 세금 회피 수법'을 넘어서, 우리 사회의 조세 정의와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데요.
세금은 사회 구성원이 함께 부담하는 공동체의 약속입니다. 특히 상속세와 증여세는 부의 대물림을 완화하고,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장치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제도를 교묘하게 우회하여 세금을 줄이는 행위가 만연한다면, 결국 그 부담은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서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가업상속공제 제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진짜로 대를 이어 가업을 이어가는 중소기업들에게는 꼭 필요한 제도입니다. 문제는 이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여 본래 취지와 다르게 활용하는 경우입니다.
앞으로 정부와 국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그리고 우리 사회가 '공정한 세금'에 대해 어떤 합의를 이루어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말에 대형 베이커리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실 때, 그 화려한 인테리어와 넓은 공간 뒤에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를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바로 경제를 읽는 안목이고,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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