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에 발생한 30호 태풍 참피, 슈퍼 태풍 경로와 제주도 날씨 전망
아침에 창문을 열었는데 공기가 제법 차갑더라고요. 이제 진짜 패딩을 꺼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완연한 가을인데, 뉴스를 보다가 조금 황당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태풍이라니요. 그것도 이 시기에 제30호 태풍 참피가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그냥 남쪽 먼바다에서 생겼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수준이겠거니 했습니다. 10월도 하순으로 접어드는 마당에 태풍이 올라와 봤자 얼마나 힘이 있겠어 싶었던 거죠. 그런데 기상청 발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상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한 해에 태풍이 30개 이상 발생한 게 무려 2013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네요.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걸 머리로는 알았지만, 이렇게 숫자로 마주하니 기분이 참 묘합니다. 당장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에 제주도나 대만 쪽으로 여행 계획 잡으신 분들은 마음이 꽤나 심란하실 것 같습니다.

꽃 이름을 가진 괴물, 강도 5 슈퍼 태풍으로 커진 참피
참피라는 이름은 라오스에서 제출한 건데, 현지에서 피는 예쁜 꽃의 한 종류라고 합니다. 이름만 들으면 살랑살랑 가을바람이나 불어올 것 같죠.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현재 이 녀석, 기상청 분류 기준으로 가장 높은 등급인 초강력 태풍, 즉 강도 5의 슈퍼 태풍으로 몸집을 불렸습니다.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55m를 넘어섰거든요. 초속 55m가 어느 정도냐면, 달리는 기차가 탈선할 수도 있고 낡은 건물은 그냥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수준입니다. 바다의 수온이 아직도 이 괴물을 키울 만큼 따뜻하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시간대별로 짚어본 태풍 참피의 현재 상태와 예상 이동 경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 10월 20일 오전 기준 위치 및 세력
- 위치: 괌 서북서쪽 약 1,020km 부근 해상
- 중심기압: 915hPa
- 최대풍속: 초속 55m (시속 약 198km), 강도 5 초강력 등급
- 이동 속도 및 방향: 시속 26km의 속도로 빠르게 북서진 중
- 10월 24일 무렵 예상 위치
- 위치: 대만 타이베이 북동쪽 해상 및 일본 오키나와 남쪽 부근 접근
- 세력 변화: 대만 인근을 지나면서 지형과 찬 공기의 영향으로 세력이 다소 약화될 전망
- 10월 25일 이후 예상 경로
- 위치: 중국 푸저우와 상하이 사이 해안 상륙 예상 (강도 2 수준으로 약화)
- 변수: 25일 무렵의 70% 확률반경이 무려 440km에 달해 진로가 동쪽으로 더 꺾일 가능성 존재
갑작스러운 북상 조정, 한국 상륙 가능성은 정말 없을까
원래 며칠 전까지만 해도 참피는 대만 남쪽이나 필리핀 쪽으로 얌전히 빠져나갈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발표된 예상 경로를 보니 진로가 기존보다 북쪽으로 확 꺾였더라고요. 지난 7월에 대만과 중국 동부 해안을 할퀴고 간 태풍 바비와 묘하게 닮은 궤적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직접 상륙할까요. 일단 현재까지의 공식 예상 경로에 한반도 직접 상륙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만을 스치듯 지나간 뒤에 중국 상하이 남쪽 해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거든요.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이 남해 먼바다만 살짝 건드리고 간 6호 태풍 장미 하나뿐이었는데, 다행히 이번에도 직접 타격은 피할 모양입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생각해보니 가을 태풍이 원래 제일 변덕스럽잖아요. 한반도 상공에 자리 잡은 찬 대륙고기압 세력이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따라 태풍의 길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만약 찬 공기가 살짝 물러나고 태풍이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동쪽으로 방향을 조금만 더 틀어버리면, 중국으로 가지 않고 제주도 남쪽 먼바다나 대한해협 쪽으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확률반경이 440km나 된다는 건 슈퍼컴퓨터도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당장 내리는 제주도 비, 그리고 주말 날씨 전망
태풍 소식 때문인지 벌써부터 남쪽 날씨가 심상치 않습니다. 당장 10월 20일과 21일 사이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비 예보가 잡혀 있는데요. 오해하지 말아야 할 건, 지금 내리는 비는 아직 멀리 있는 태풍 참피가 직접 뿌리는 비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남해상에 걸려 있는 정체전선 때문이죠.
그래도 양이 꽤 됩니다. 이번 주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주요 기상 전망을 정리해 봤습니다.
- 10월 20일~21일 지역별 예상 강수량
- 제주도 일반 지역: 5mm ~ 40mm
- 제주도 산지 및 중산간: 많은 곳 60mm 이상 집중 호우
- 광주, 전남, 부산, 울산, 경남: 20mm ~ 60mm
- 전북, 대구, 경북 중남부: 5mm ~ 30mm
- 10월 하순 제주도 기온 및 여행 날씨 특징
- 평균 기온: 낮 최고기온 20도 안팎으로 걷기 좋으나 아침저녁으로 쌀쌀함
- 일교차: 6도에서 7도 이상 벌어지며 체감 온도는 바람 때문에 훨씬 낮음
- 해상 및 바람 변수: 태풍 참피가 대만 부근까지 올라오는 24일~25일 전후로 간접 영향권에 들며 제주 해안가에 강한 너울성 파도와 강풍 발생 가능성 높음
어쩌면 이번 주 후반에 제주도 오름이나 올레길 걸으려고 계획하셨던 분들은 일정을 조금 수정하셔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태풍이 중국 쪽으로 상륙하더라도 그 거대한 비구름대에서 떨어져 나온 수증기가 한반도 남쪽으로 유입되면, 주말쯤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꽤 거센 비바람이 몰아칠 수 있거든요. 비행기 결항까지는 아니더라도 배편을 이용하시거나 해안 도로 드라이브를 생각하셨다면 기상 특보를 수시로 확인하시는 게 마음 편할 겁니다.
10월 말에 뜬금없이 찾아온 불청객 참피. 부디 대만이나 인근 지역에도 큰 피해 없이 해상을 지나면서 빠르게 온대저기압으로 힘을 잃었으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니, 외출하실 때 얇은 겉옷 챙기시는 거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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